[정의]

고려 후기 순천 송광사에서 국사를 지낸 승려.

[활동 사항]

혼원(混元)[1191~1271]은 송광사 16국사 중에서 제4대 국사이다. 황해도 수안현(遂安縣)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경시서승(京市署丞)을 지낸 이사덕(李師德), 어머니는 합문기후(閤門祇侯) 김열보(金閱甫)의 딸이다. 혼원은 13세 때인 1203년(신종 6) 외삼촌이며 사굴산문의 선사인 종헌(宗軒)에게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다. 이후 승과(僧科)에서 선선(禪選) 상상과(上上科)에 급제하였으나 명리를 버리고 여러 곳을 유력하며 수행하였다. 처음에 쌍봉사[현 전라남도 화순군]의 청우선사(靑牛禪師)를 모시고 수행하다가 5년 뒤 수선사 제2세 진각국사 혜심(慧諶)[1178~1234] 문하에 들어가 인정받았고 제3세 청진국사 몽여(夢如)[?~1252]를 스승으로 삼아 가르침을 받아 정수를 얻었다.

당시 권력자 최우(崔瑀)[?~1249]가 혼원의 도행(道行)을 흠모하여 왕에게 아뢰어 삼중대사(三重大師)를 내리고 수선사(修禪社)에 머물기를 청하였으나 사양하고 전국을 다니면서 설법하였다. 1245년(고종 32) 최우가 강화도에 선원사(禪源社)[수선사의 분원]를 창건하고 낙성회를 개최할 때 선원사의 주맹(主盟)이 되기를 청하였다. 1246년 제자 200명을 이끌고 강화도에 들어가 선원사에 머물렀으며, 고종이 특별히 대선사(大禪師)를 하사하였다. 1252년(고종 39) 청진국사 몽여가 입적하자 고종이 수선사에 머물기를 명하여 제4세 법주(法主)[법회의 주관람]가 되었다. 1256년(고종 43) 가을 제자 천영(天英)[1215~1286]에게 수선사 법좌를 물려주고 은거하였다. 1259년(고종 46) 임금의 부름을 받아 자운사(慈雲寺)로 가서 왕사(王師)가 되었다. 1260년 원종이 즉위한 뒤에 다시 수선사로 돌아와 12년 동안 설법하면서 후학들을 지도하였고, 전각을 수리하였다.

혼원은 1271년(원종 12) 10일 새벽에 왕에게 올리는 글을 쓴 후 가사를 걸치고 선상(禪床)에 걸터앉아 입적하였다. 세수 81세, 법랍 68세였다.

[상훈과 추모]

혼원은 입적 후 국사로 추증되었고, 시호는 진명(眞明), 탑호는 보광(寶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