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601101
한자 -信仰
영어공식명칭 Belief of a Village
영어의미역 Belief of a Village
영어공식명칭 Belief of a Village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순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서해숙

[정의]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자연마을 단위로 마을 사람들의 풍요와 안위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 공동으로 올린 신앙.

[개설]

마을신앙은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신앙 행위이며, 누대에 걸쳐 형성된 민간신앙의 한 유형이다. 자연마을 단위로 마을 사람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올리는 공동제의이다. 마을은 같은 문화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현실적 공간이며, 민속문화가 형성, 유지, 전승되는 무대라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마을 구성원 모두를 위한 기원행위는 특정 공간에서 집단으로 표출되고, 개개인의 소원하는 바는 개인적으로 또 다른 공간을 빌려서 표출된다.

[순천 지역의 마을신앙과 당산제]

마을 단위로 거행되는 마을신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은 예전부터 모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대로 하는 것이라고만 말할 뿐이다. 마을신앙이 자연마을 단위로 마을 사람들의 일치된 인식에 따라 거행되는 제의인 만큼, 하나의 사례를 통해서도 마을 사람들의 원시 종교적인 세계관의 적층성과 집단성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순천시를 포함하여 호남 지역의 마을신앙은 민속문화 가운데서도 마을공동체라는 집단적 표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마을 단위로 표출되는 집단적인 신앙 행위는 변화된 환경 속에 새로운 형태로 대체되거나 소멸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만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마을신앙은 수많은 시간과 공간 속에 축적된 전통적인 인식체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집단적인 만큼 다양한 양상과 체계를 보이며 집단적인 행사로 수행되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순천시 일대의 마을신앙은 대개 ‘당산제’라 부르는데, 마을에 따라서 ‘당제’ 혹은 ‘제만 모신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를 모시는 시기는 대개 정월에 집중되어 있는데, 정월에서도 보름날 혹은 초사흗날에 집중된다. 신체는 당산나무와 같은 신수(神樹) 형태가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이외에 수구막이, 풍수신앙으로 쌓아 올린 탑, 입석도 당의 한 형태로 신수와 복합되어 있기도 하고, 신수와 관계없이 위치하기도 한다. 순천 지역에는 돌을 원추형으로 쌓아 올린 탑이 매우 많이 나타나는데, 그것을 큰 돌을 세워 놓은 입석과 구분하여 적석입석이라 부리기도 한다. 이런 탑은 순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라남도 동부 산간 농경 지역 마을신앙의 한 특징을 보여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순천시의 많은 지역은 현대화, 산업화 같은 대내외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마을신앙의 순수한 종교적 의미는 축소되거나 변이되고 있다.

[순천 지역 마을신앙의 변화]

현대사회에서 마을신앙은 점차 사라지는 전통문화로 간주하고 있다. 순천 지역에서도 수많은 마을에서 모셨던 마을신앙이 중단되었는데, 그나마 지금에까지 마을신앙을 모시는 마을에서도 제의방식에 있어서 축소 및 변이 등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변화과정은 시대적 분위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나 여기에는 동제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종교적 심의가 약화한 데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마을신앙의 종교적 의미 축소와 변이는 구체적으로 제신(祭神)의 축소, 제장의 변화, 제의 일시의 변화, 제관 선정과 금기 완화, 축문의 형태 변화 등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살펴보면, 먼저 제의 구조의 일원화, 단순화에 따른 ‘제신(祭神)의 축소’를 들 수 있다. 제신의 축소는 과거 여러 신격에서 하나의 대표 신격으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제장의 변화와 긴밀하게 관련된다. 또한 ‘제관 선정과 금기 완화’를 들 수 있다. 마을신앙을 모실 때 제관 선정은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제관은 흔히 헌관을 대신하며, 축관은 마을 안에서 학식이 높은 연장자 등 특정인이 여러 해 맡는 경우가 많다. 화주는 그해의 제사 일진과 생기복덕(生氣福德)이 맞는 사람을 선정한다. 이처럼 마을에 따라 제관, 화주, 축관을 명확히 구분하거나 마을신앙을 주관하는 사람을 통칭해서 제관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부부 내외가 제관으로 뽑히면 역할 구분 없이 함께 제를 준비한다. 그런데 근래에는 제관을 서로 하지 않아서 마을 이장이 제관이 된 경우와 마을 사람들이 암묵적인 약속하에 서로 돌아가면서 제관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선정된 제관에게 지켜야 할 금기사항이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완화되었다. 과거에는 제관으로 선정되면 제 모시는 달이나 6개월 혹은 1년간 궂은 데를 가지 않거나 굳은 음식을 먹지 않는 등 여러 가지 금기를 지켰으나 지금은 제관으로 선정된 그 날부터 제 모시는 날까지 혹은 제 모시는 당일에만 금기를 지킨다. 제관이 지켜야 할 까다로운 금기사항은 마을 사람들이 서로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되기 때문에 완화될 수밖에 없다.

마을신앙을 거행하는 마을들은 운행방식이나 인식체계에 있어서 그 종교적 의미가 축소되거나 변이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 반면, 마을신앙의 종교적 의미는 축소되는 대신 마을공동체로서의 사회적 의미는 더 확대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여성들의 참여 확대, 마을회관의 기능 확대, 이장의 역할 확대, 음복 의미 확대, 집단놀이에 대한 유희적 의미 확대 등을 나열할 수 있다. 먼저, ‘여성들의 참여 확대’를 들 수 있다. 시기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마을신앙 수행에 있어서 여성들의 참여는 극히 드물었다. 오히려 여성들이 참여하면 부정 탄다고 하여 그 근처에 오는 것도 꺼렸다. 그러나 마을들을 보면 여성들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러면서 여성들은 그들의 종교적 심의를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이 경우에는 제물을 장만할 때 여성들은 부녀회 조직을 통해 노동력을 동원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장이 제관이 되어 제를 모시는 마을은 제가 끝난 뒤 마을 사람들의 잔치와 맞물리기 때문에 부녀회장 중심으로 여성의 역할이 자연 확대된다. 그리하여 제물을 장만하는 것 외에 여성들이 제의 수행에 직접 참여하여 직접 제신에 헌작하며 재배(再拜)하거나 소지를 올리면서 그들의 종교적 신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들의 참여 확대는 축제형태로 나타나지만, 과거 엄숙하게 제를 모셨던 마을에서도 점차 여성 참여자가 늘고 있다. 이는 마을신앙을 제의로써 최소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서 자연 제의 운행방식은 간소화되었지만, 여성들의 적극적인 행위를 통해 종교성은 확보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마을회관의 기능 확대’를 들 수 있다. 제를 모시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여 회의할 때나 제물을 장만할 때 그리고 제가 끝난 후 마을 사람들과 음복할 때에 마을회관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일부 마을에서는 제물을 장만할 때 상을 당하거나 아이를 낳은 사람 등 궂은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마을회관 앞에 금줄을 쳐놓는다. 이외에 ‘음복 의미의 확대’를 들 수 있다. 음복은 동제의 마지막 과정에서 치러지는 제의 절차이다. 음복이란 말 그대로 복을 마신다는 뜻으로, 제신에게 올린 제물을 받아먹음으로써 그 복덕을 물려받는다는 감염주술적 의미가 강한 의례이다. 본래는 술을 마시는 것만을 가리켰으나 차츰 모든 제물을 나누어 먹는 의식을 가리키게 되었다. 동제에서도 음복의 의미가 확대되어 제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 모두가 마을회관에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음복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제의시간을 한밤중에서 오후나 초저녁으로 당겨 모시기도 한다. 이 자리에서 이장은 동제에 대한 결산을 보고하거나 그해의 마을 대소사를 상의한다. 음복의 과정을 통해 동제는 오늘날 마을 단위의 축제적, 공동체 제의로써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마을신앙의 축소와 변화는 그동안 점진적으로 진행되어 온 결과로 현대화 과정에서 야기되는 필연적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지 마을 외적 상황에 대한 즉흥적 산물만은 아니다. 변화 속에 우리의 전통은 지속하고, 전통이 지속하는 가운데도 변화는 이루어진다. 따라서 전통을 일부 고수하면서도 외부 상황에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한 결과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