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비전승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600025
한자 口碑傳承
영어공식명칭 Word of Mouth Transmission
영어의미역 Word of Mouth Transmission
영어공식명칭 Word of Mouth Transmissio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남도 순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경엽

[정의]

전라남도 순천 지역에서 구전을 통해 말로 전승되는 언어예술.

[개설]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민속극, 속담, 수수께끼 등을 구비문학이라고 한다. 구비문학에서는 전승 공동체가 공유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공동 전승의 체험이 작용하고, 공동작과 개인작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관계가 펼쳐진다. 구전되지만 지속성을 띠면서 전승된 내력이 여기에 있다. 구비문학은 생활 속에서 전승되기 때문에 지역 특유의 개성이 담겨 있기 마련이어서 순천의 설화, 민요, 무가, 판소리 등을 통해 지역적 특색을 살펴볼 수 있다. 무가와 판소리가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전승하는 데 비해 설화와 민요는 일반인이 주도하는 장르이므로 특히 설화와 민요를 통해 순천의 지역성을 잘 살필 수 있다.

[순천의 설화와 전설]

설화에서는 특히 순천의 산과 들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는 지명 전설과 역사적 인물들의 활동상을 전하는 인물 전설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지명 전설에는 「삼산의 유래」, 「장자못전설」, 「수퉁산과 용녀총 전설」, 「억만골과 피내또랑」, 「앵무산 노적가리」 등이 있다. 이들 이야기에는 지명 유래나 지형의 생김새 등에 대한 설화적 설명이 담겨 있다.

「삼산의 유래」는 힘이 센 여자 장사가 삼산(三山)을 메고 가던 중에 누군가가 “여자가 산을 메고 가네.”라고 하자 산을 놓아두고 가버렸다고 하는 이야기다. 「삼산의 유래」에서는 삼산의 세 봉우리 중에서 제일 작은 것이 약간 허물어져 있는데, 장사의 무릎에 걸려 봉우리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화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창조의 주체가 여장사라는 점에서 여성신화의 전통을 엿볼 수 있다. 「삼산의 유래」순천시 서면, 순천시 주암면 오산리 용지마을, 순천시 월등면 송산마을 등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수퉁산과 용녀총 전설」순천시 주암면 오산리 용지마을에서 전승되는 설화다. 마을 앞에 수퉁산이라고 하는 작은 동산이 있고 거기에 네모난 봉분이 있는데 그것을 ‘용녀총’이라 부른다. 수퉁산은 남자와 여자가 힘내기한 결과 만들어진 동산이라고 한다. 용녀총은 연못 속에 사는 용이 남자로 변신해서 밤에 처녀와 사랑을 나누었고 그 처녀가 결혼하지 않고 늙어 죽은 뒤 묻힌 곳이라고 해서 ‘용녀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른바 야래자(夜來者) 전설이다. 「수퉁산과 용녀총」조현범『강남악부』에 「용왕댁」이란 제목으로 실려 있으며 오늘날 구전되는 자료와 내용이 비슷한 것으로 보아 지속적 전승이라 할 만하다.

「앵무산 노적가리」는 순천시 해룡면에 있는 앵무산에 얽힌 전설이다. 전설에 의하면, 임진왜란이순신 장군이 군사들과 백성들에게 볏짚으로 앵무산을 덮게 해서 군량미를 쌓아놓은 노적처럼 보이게 해놓고 적을 방비했는데, 왜군들이 ‘노적봉’을 보자 군량미가 넉넉하고 군사들이 많아 접근하지 못했다고 한다. 「앵무산 노적가리」는 정유재란 때 성립된 설화이다. 정유재란 시기 조선 군대는 순천시 신성포에 왜성을 쌓고 농성을 하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의 왜군과 공방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앵무산 노적가리」는 당시 민중의 열망을 담아 전승된 것이다.

순천 지역에는 최고운(崔孤雲), 견훤(甄萱), 김총(金摠), 박영규(朴英規), 박난봉(朴蘭鳳), 보조국사 지눌(知訥), 임경업(林慶業), 김자점(金自點), 이순신(李舜臣), 임백호(林白湖), 숙종(肅宗), 이서구(李書九), 박문수(朴文秀), 정몽굴 등 많은 인물의 전설이 전해 온다.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인물들로 순천에만 알려진 인물도 있고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도 있다. 순천과 직접 관련된 인물 전설을 통해 전승자들의 역사 인식과 현실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

「김총전설」은 『동국여지승람』과 『강남악부』에 전한다. 후백제의 김총은 견훤을 섬겨 관직이 인가별감에 이르렀고 죽어서는 고을의 성황신이 되었다고 한다. 김총이 성황신으로 모셔지게 된 것은 고려 중기 이후로 짐작된다. 『강남악부』에 의하면 진례산에 있는 김총의 사당에서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냈으며 18세기 후반까지 제사가 지속되었다고 한다.

「박영규전설」은 『동국여지승람』과 『강남악부』에 전한다. 박영규는 견훤의 사위이며 순천의 군장을 지냈으며, 죽어서 해룡산의 산신이 되었다고 한다. 역사적 인물이 신격화된 사례에 속한다.

「박난봉전설」『강남악부』에 기록되어 있으며 구전으로도 전한다. 박난봉은 특출한 영웅의 자태를 지녔으며 순천의 군장으로서 인제산에 성을 축조하여 세력을 펼쳤으며 죽어서는 인제산의 산신이 되었다고 한다.

「보조국사전설」은 고승전설이다.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1158~1210]은 조계종의 창시자로 8세에 출가해 1182년(명종 12) 승선[고려시대 중추원에 소속되어 있던 관직]을 지냈다. 청원사, 보문사, 길상사 등에서 불도를 닦고 수행을 이끈 고승이다. 그런데 「보조국사전설」에서는 승려로서의 면모는 부각되지 않고, 신이한 탄생담이나 송광사 건립과 관련된 도둑 퇴치 등이 주요 화소로 등장한다.

「임경업전설」은 조선시대 명장 임경업에 얽힌 이야기다. 임경업은 현 충청북도 충주 출신인데 1626년(인조 4) 전라도 낙안군[1908년 낙안군이 폐지되면서 순천군과 보성군으로 나뉘어 편입됨] 군수로 부임해온 것이 인연이 되어 임경업에 대한 많은 전설이 순천 지역 일대에 전승되고 있다. 전설에서 임경업은 하룻밤 혹은 사흘 만에 성을 쌓고 지혜로써 부하들을 휘어잡았다고 하는데 실제 역사적 사실보다는 설화적으로 형상화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순천시 낙안면 동내리에서는 정월 대보름 당산제의 주신으로 임경업을 모시고 있다.

[순천의 민요]

순천의 민요 중 지역색이 두드러진 자료는 논농사 과정에서 불리던 들노래다. 논농사는 논갈이, 모찌기, 모심기, 논매기, 수확 순으로 이루어지는데, 모심기와 논매기를 할 때 주로 들노래가 불린다. 모심을 때 부르는 노래는 「상사소리」다. 후렴에 나오는 ‘상사뒤여’라는 말을 따서 붙인 명칭이다. 순천의 「상사소리」는 주로 판소리 농부가 형식이다. 논매기할 때에는 「산아지타령」을 불렀다. 「산아지타령」은 섬진강 유역을 중심으로 전라남도 동부지역에서 널리 불려 전라남도 동부권역을 흔히 ‘산아지타령권’이라고 한다. 순천에서는 세 번[초벌, 재벌, 만드리[마지막 세번째 김매기]]에 걸쳐 논매기했는데, 그 과정에서 「산아지타령」을 부르곤 했다. 노랫말을 보면 호미를 들고 논을 매는 정황이 나타나 있다.

저 건네 갈미봉에 비 묻어온다 / 리에다 우장을 걸쳐나보세

[후렴] 에야 디야 나허허어야 / 에야 기여루 산아지로구나

잘도나 하네 잘도나 하네 / 우리 호미꾼들 잘도나 하네

돌아가네 돌아가네 보머 가네 / 호미를 찍고서 보머리 가네

유희요 중에서는 달집태우기를 할 때 부르는 노래가 있다. 정월 대보름에 대나무와 생솔가지 등으로 원추형의 달집을 만들어 불을 피울 때 「달집태우기노래」를 부르곤 했다. 의식요 중에서는 「고사소리」와 「상여소리」 등이 전승된다.

[특징]

순천의 구비문학은 다채롭게 전승되고 있다. 여러 자료 중에서 지명 전설과 인물 전설이 특징적이며, 인물 전설에 나타난 역사적 인물의 신격화 양상은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면모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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