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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600030
한자 食生活
영어공식명칭 Dietary Life
영어의미역 Dietary Life
영어공식명칭 Dietary Life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남도 순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심기훈

[정의]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생산된 식자재를 이용한 음식문화.

[개설]

순천 지역의 식생활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겪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그 시대에 좋다고 인정받았던 것들은 전수되었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없어지거나 변형되었다. 순천 지역은 1973년에 개통된 호남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 그리고 2011년에 개통된 순천완주고속도로의 3개 노선이 통과하고, 익산부터 여수 엑스포까지의 전라선과 삼랑진부터 광주까지의 경전선이 통과하며, 그 외에 국도와 지방도 등이 서울, 여수, 부산 및 목포 지역을 연결하고 있는 곳이다. 이렇게 교통이 발달한 순천 지역은 전라남도 동부권의 중심으로 급부상하여 각종 임산물, 농산물, 수산물의 집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순천 지역은 전라남도 광양시, 구례군, 곡성군, 화순군, 보성군, 여수시와 접해있고, 남쪽 일부는 바다에 면해 있다. 경제 성장에 따른 외부 문화의 유입이 식생활의 양식이나 규범, 가공 조리법을 변화하게 하지만 순천시는 아직 순천 지역의 향토음식이라는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다.

[순천 지역의 대표 음식]

순천 지역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비교적 따뜻하고, 중부지방보다 보름 정도 빨리 봄이 오기 때문에 농사가 잘되는 농업지역이다. 이러한 기후의 영향 때문에 순천 지역은 순천평야 및 도사평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순천만에서 생산되는 신선하고 풍부한 해산물, 그리고 조계산, 나봉산, 비봉산, 봉화산 등 여러 산야에서 채취되는 산나물 등의 다양하고 풍부한 식생활 자원을 가지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순천 사람들에게 좋은 식자재를 공급해 왔고, 이로 인해 다양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 이러한 순천 지역의 음식은 전라도 방언으로 ‘게미’가 있다고 표현한다. ‘게미’가 있다는 것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 ‘음식 속에 녹아있는 독특한 맛’, ‘감칠맛 나는 맛’, ‘다시 먹고 싶은 맛’ 등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데, 게미가 가미(加味)에서 왔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순천 지역의 향토음식에서 그만큼 독특하고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순천 지역에는 감이 가장 유명하였는데, 토질과 기후가 알맞아 감나무가 없는 농가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순천시 낙안면, 황전면, 별량면 등 여러 곳에서 나는 특산물과 향토음식들도 많다. 낙안 지역은 와 더덕 그리고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석이버섯이 유명하다. 벌교의 뻘밭에서 나는 짱뚱어, 순천만, 순천 선암사의 차, 황전면복숭아, 그리고 별량면의 고들빼기와 추어탕 또한 유명하다. 봄에는 인근 야산에서 자생하는 산채를 이용한 나물, 맛이 담백한 서대를 이용한 회무침, 순천만 인근에서 생산되는 가리맛조개를 이용한 음식 등이 있다. 여름에는 짱뚱어 전골 및 탕, 닭구이, 민물장어를 이용한 음식이 있다. 가을과 겨울에는 전어, 염소, 꼬막, 오리 등을 이용한 음식이 있다. 바다, 들, 산에서 생산되는 식자재를 이용해서 사계절 내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어온 것이다.

[순천 지역의 특산물-수산물]

짱뚱어는 농어목 망둑엇과로 갯벌 위를 뛰어다니는 물고기이다. 겨울잠을 자고, 모양새는 얼핏 망둥어와 비슷하지만 보기보다 민첩하여 인기척에 재빨리 놀라 도망치는 관계로 그물로도 잡기 힘들다. 숙련된 낚시꾼들에 의해 낚싯바늘로 낚아채 잡기 때문에 대중적이지 않지만, 맛이 가히 일품이라 여름철에 즐겨 먹는 음식이다. 짱뚱어는 전골이나 탕으로 먹는데, 전골은 살을 골라 먹거나 뼈째 먹기도 한다. 순천 지역에서는 짱뚱어탕이나 전골을 끓일 때 애호박, 호박잎 또는 방아잎 등을 넣는다.

순천 지역의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진한 재래된장과 함께 통째로 가마솥에 넣고 버섯, 토란, 고구마 순 등을 넣어서 진한 국물에 산초를 넣어서 먹는 것이 특징이다. 미꾸라지는 지방질이 적고 칼슘과 비타민, 아미노산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스테미너 음식으로 좋다.

상사호 인근에서 잡히는 힘이 좋고 깨끗한 메기를 사용해서 끓이는 메기탕은 맛이 담백하기로 유명한데 된장에 호박, 고사리, 미나리, 방아잎 등을 넣어서 감칠맛이 풍부하고, 섬진강 인근에서 잡히는 참게를 이용해서 끓이는 참게탕은 들깻가루의 진한 국물에 무청 시래기와 부추를 넣어서 끓이는 것이 특징이다.

1814년(순조 14) 정약전(丁若銓)[1758~1816]의 『자산어보(玆山漁譜)』에 꼬막 양식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을 보아 약 180년 전부터 꼬막을 양식하였음을 알 수 있듯이 순천 지역의 해안지대는 해안선이 길고 경사가 완만하여 꼬막, 새꼬막, 바지락, 맛, 우럭, 소라 등이 서식할 수 있는 조개류 양식 어장의 적지이며, 특히 꼬막과 새꼬막의 양식 기술이 발달하여 종패 주산지로 유명하다.

순천만에서 생산되는 가리맛조개는 가장 맛있는 가리맛조개로 청정갯벌의 지리적 특성과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연간 150여 톤을 생산하고 있고 구이, 탕, 초무침 등으로 먹는다. 가리맛조개는 살이 쫄깃하고 단맛이 있어 끓는 물에 가리맛조개, 소금, 대파, 마늘, 고추만을 넣고 탕을 끓여도 시원한 국물 맛을 볼 수 있다. 다른 조개와 달리 내장 속에 개펄이 많아서 해감에 신경을 써야 한다. 순천 지역에서 맛꼬지로 불리는 것은 가리맛조개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으로서 살이 가장 통통하게 오른 가리맛조개를 갈대 꼬챙이에 끼워 말렸다가 물에 약간 불린 것을 간장, 참기름, 물엿 등의 양념장에 무쳐서 먹는 것인데, 원래 냉장·냉동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순천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가리맛조개를 저장하기 위한 수단에서 발달한 조리법이다.

서대기라고도 불리는 서대는 가자밋과로 칼슘과 인이 풍부하여 혈압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생선이다. 순천시, 여수시, 광양시, 고흥군을 중심으로 남해안 중서부 지방에서 많이 잡히며 순천 지역에서는 주로 무침회로 이용하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육질이 부드러워 인기가 높으며, 막걸리를 발효시킨 식초를 이용하여 깊은 맛이 있다.

순천 꼬막은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데 순천만 인근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순천시에서는 사계절 동안 맛 좋은 꼬막을 접할 수 있고,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가 가장 맛있는 꼬막 철이다. 가장 즐겨 먹는 것은 참꼬막, 새꼬막과 피꼬막으로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빈혈에 도움을 주는 철분 함량도 높다. 꼬막을 이용해서 해물탕을 끓여 먹기도 하지만 순천시 인근 식당에서 판매하는 꼬막 정식은 삶은 통 꼬막, 탕, 초무침, 전, 튀김 등이 나와 순천 시민들이 즐겨 먹는다.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 중 칠게장과 대갱이 무침이 있다. 칠게장은 순천만 인근 지역에서 서식하는 칠게를 5~8월 중에 잡아 통째로 갈아서 장을 만들고, 쌈장 대용으로 먹거나 각종 산채 나물 등과 함께 비빔밥 양념장으로 이용해서 먹는다. 대갱이 무침은 개소갱을 이용해서 만든 음식이다. 개소갱을 지역 방언으로 대갱이, 운구지라고도 부른다. 식재료인 대갱이는 장어와 유사하게 몸은 매우 길고 가늘며 원통 모양으로 펄 속에서 대롱 모양의 집을 짓고 서식하는 어종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주로 순천만 지역에서 잡힌다. 장어와 같이 단백질 함량이 높아 여름철 보양식으로써 잡은 개소갱을 말린 후 방망이로 두들겨 손질하여 양념장으로 무쳐서 먹는다. 방망이로 두들기고 양념장으로 무쳐 그 생김새를 알 수 없으나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전어를 이용한 전어회 무침과 전어 내장을 이용해서 담근 전어밤젓, 망둥어를 이용한 문저리회무침, 갈치 내장을 이용한 갈치속젓 그리고 풋고추송어젓 등도 있다.

[특산물-산지 작물]

순천 지역 특산물인 고들빼기는 봄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지만 가을에 약 10㎝ 자란 뿌리와 잎으로 김치를 담근다. 뿌리가 마르면 꼬들꼬들해서 고들빼기라고 불리기도 했고, 쌉쌀한 맛과 향이 인삼 씹을 때와 비슷하다고 해서 일명 인삼 김치로 불리기도 한다. 피를 맑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여 몸을 가볍게 해주며 특유의 맛이 식욕을 돋아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금물에 우려내어 쓴맛을 적당히 제거한 후 꺼내어 고춧가루, 멸치젓국, 파, 마늘, 생강 등을 넣고 버무려 먹기도 하고, 무말랭이나 마른 북어를 같이 섞어서 먹기도 한다.

순천 지역은 닭 관련 지명이 14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1979년에는 순천시 해룡면 상삼리에 순천시[당시 승주군] 제1호 종계장(種鷄場)이 세워지는 등 닭과 얽힌 사연이 많은 도시이다. 산세가 닭의 발 모양과 닮았다고 하여 순천시 서면계족산이라고 붙여진 산도 있다. 과거를 보러 가는 관문이었던 청소골에서는 닭을 마늘, 소금 등 간단한 양념을 이용하여 닭구이를 했다고 전해왔고, 지금도 청소골 인근으로 가면 마늘, 소금 또는 엷은 간장양념을 이용한 닭구이를 먹을 수 있다.

특용작물인 녹차는 연평균 기온이 14~20℃, 강우량 1,400㎜가 되는 지역이 적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계산 일대가 그 재배 적지이다. 17세기 초 선암사 주변에 100주가량의 차나무를 이식하여 재배한 것을 시작으로 이 지역의 차나무 재배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1681년 순천부사 이수광이 지은 『승평지』 진상조에는 작설차를 왕에게 올리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승평은 순천시의 옛 지명으로 순천 지역이 작설차의 적합한 생산지임을 역사에서 볼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산과 들, 바다의 넓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음식으로 인해 예로부터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상다리 부러지도록 큰상을 차려 대접하였던 것이 순천 지역 인심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넉넉한 인심과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순천한정식은 제철 음식을 상에 올려 풍성하게 순천시를 느낄 수 있는 밥차림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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