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신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601100
한자 家神信仰
영어공식명칭 Belief in House God
영어의미역 Belief in House God
영어공식명칭 Belief in House God
이칭/별칭 가택신앙,가정신앙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순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서해숙

[정의]

전라남도 순천시에 집안에서 가족들의 무사안일을 기원하며 부녀자들이 사제자가 되어 모시는 신앙.

[개설]

가신신앙은 그간 ‘가택신앙’, ‘가정신앙’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신(家神)은 집안 곳곳에 좌정하여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집을 지켜주고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준다고 한다. 그만큼 집은 사람들의 안식처로서 단순한 생활공간을 뛰어넘는다. 가신신앙을 통해 집은 신이 좌정한 신성한 의례 공간이 됨으로써 가족들에게 좋은 일만을 안겨다 주리라는 긍정적인 삶의 공간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가신신앙은 마을 공동 심의가 담긴 마을신앙과 구별된다. 마을신앙은 마을과 마을 사람들 전체를 위해 올리는 제의라 한다면 가신신앙은 집안 곳곳에 있는 신들에게 가족의 무사안일을 기원하는 고사, 안택과 같은 것으로 여성들이 주재자가 된다. 그래서 가신신앙은 집안에서 차례나 기제사와 같이 가장을 중심으로 하는 제의와도 구별된다.

가신신앙은 지역과 가정에 따라 형태와 내용이 복잡하고 다양하다. 순천시에는 대체로 성주를 비롯한 조령, 삼신, 조왕, 영등, 철륭, 칠성, 지신, 업 등을 모셨다. 이러한 가신들의 공통점은 집안의 정해진 공간에서 모셔진다는 점이다. 마루나 안방에는 성주, 조령을 모시고 안방이나 작은방에는 삼신을 모신다. 부엌에는 조왕과 영등, 마당이나 장독대에는 칠성과 철륭, 집 뒤꼍에는 철륭, 집안 어느 곳에 있을 업을 각각 모신다. 이러한 신들에게 올리는 의례 목적은 가정행운, 장수복록(長壽福祿), 기자다남(祈子多男), 무병, 풍작 등으로 나타난다.

[가신신앙의 종류]

순천시 일대에 과거 전승되었거나 전승되고 있는 가신신앙의 종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성주]

성주는 한지나 동우와 같은 신체 없이 건궁으로 안방 윗목 구석에 모시고 있다. 성주는 제사 때, 명절 때, 집안 식구들 생일 때 제일 먼저 성주상을 차리는 것으로 모신다. 성주는 하나이므로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 물 한 그릇, 나물, 떡과 그 외 준비한 음식 모두를 조금씩 차려놓는다. 성주상을 차릴 때는 먼저 목욕재계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제사 때의 경우, 선영상보다 성주상을 먼저 차리는데 안방 윗목 중앙에 조상에게 올리는 제사상과 제사상 왼편에 제사상보다 작은 성주상을 놓는다. 명절의 경우 설, 보름, 추석 때 성주상을 차리며, 지금은 하지 않으나, 예전에는 백중 때에도 성주상을 차려놓았다고 한다. 생일 때 올리는 성주상은 팥 시루떡, 밥, 미역국, 나물을 차려놓고 촛불을 켜놓는다. 특히 자식들 생일 때는 성주상을 차리면서 올해 일 년 동안 재수있고, 아무 탈 없게 해달라고 비손한다. 그러나 지금은 자식들이 장성하여 생일 때 성주상을 차리는 않는다. 새집으로 이사 온 경우 제일 먼저 성주를 모시는데, 안방 윗목에 상을 차려 성주에게 알린다. 새집을 지을 경우, 제일 먼저 성주를 모신다고 하여 상을 차려놓는다.

[조상]

조상은 작은 단지에 쌀을 담아 모시는 의례 행위로 이 단지를 낙안읍성에서는 ‘기곶단지’, ‘귀것단지’라 부른다. 조상단지는 제보자들이 젊었을 적에 친정이나 이웃집에서 모시는 것을 보았을 뿐 직접 모신 적은 없다고 한다. 조상단지는 안방 윗목 선반 위에 모셔두는데, 단지 안에는 쌀을 담아둔다. 조상단지는 한 개를 모시는데, 집안에 따라서 두 개를 모시는 예도 있다고 한다. 단지 안의 쌀은 일 년에 한 번 갈아주며 손 없고 깨끗한 날을 받는다. 갈아줄 때는 먼저 목욕재계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서 집안 식구도 모르는 새벽이나 한밤중에 갈아준다. 쌀을 갈아주는 주체는 어머니이며, 며느리가 있는 집안에서는 시어머니가 전담하기도 한다. 단지 안의 쌀은 한 해에 한 번 갈아주며, 그 외 다른 제의는 없다. 단지 안의 쌀을 갈아주고 나서 그 전의 쌀은 자기 식구끼리만 밥을 해서 먹는다.

[삼신]

삼신은 집안 식구가 아이를 낳을 때, 생일 때, 명절 때 모셔진다. 제보자에 따라 명절 때 삼신을 모시지 않기도 하는데, ‘삼신상’이라 하여 성주상 밑에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 물 한 그릇 간단하게 차려놓는다. 예전에는 짚을 깔고 상을 놓았으나 지금은 짚을 깔지 않는다. 집 안의 산모가 애를 낳은 그때부터 일곱이레 동안 이레마다 삼신을 안방[산모가 있는 방] 윗목에 모시는데, 이때는 성주를 대신하여 삼신을 모신다. 삼신을 모시는 형태는 구체적인 신체 없이, 안방 윗목에 삼신상을 차려놓는 것으로 모신다. 아이를 낳게 되면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빌면서 삼신상을 차리는데, 짚을 깔고 그 위에 물, 미역 한 두름, 생쌀을 놓는다. 삼신상은 사흘이 지나면 치워버리지만 다른 집에서는 일주일 후에 상을 치우기도 한다. 이레마다 일곱이레 동안 삼신상을 차리는데 물, 미역국, 밥을 차려놓으며, 삼신에게 올리고 나서 나중에 산모가 그 음식을 먹는다. 일곱이레 동안 안방 윗목에 정화수 한 그릇을 받쳐놓는다. 이렇게 일곱이레가 지나면 대문에 친 금줄과 삼신상에 놓은 짚을 모아 한적한 시간에 깨끗한 곳인 집 아궁이, 삼밭, 텃밭에서 태운다. 지금은 며느리가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조리원에서 몸조리를 하므로 삼신상을 차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왕]

조왕은 부엌에서 모시는데, 부엌 아궁이 위에 작은 선반을 만들어 그 위에 물을 담아 깨끗한 중발이나 보세기를 얹어 놓고 날마다 갈아놓는다. 물은 매일 새벽녘에 갈아주지만, 물을 떠놓은 것 외에 명절이나 제사 때 밥을 차려놓는 예는 없다. 순천시 낙안면 창녕리 가정마을에서는 성주가 집안의 정신이듯이 조왕 역시 집안의 정신이라 생각한다. 가정마을에서도 조왕 역시 시어머니가 예전부터 모셔왔던 집안의 정신이기에 그대로 대물림하여 모시고 있다. 조왕이나 성주를 모시는 일이 요즘 세대에서는 불편하게 인식되어 모시는 사람들이 드물지만, 나이 드는 부녀자들은 옛 어른들의 정신을 함부로 할 수가 없기에 지금까지 계속 모셔오기도 한다. 그래서 부엌 구조가 신식으로 개조된 뒤에도 가스렌즈 위에 조왕 중발에 물을 떠놓고 모신다. 또한, 예전에는 날이 밝을 무렵에 첫닭이 울게 되면 마을 샘으로 가서 다른 사람이 물을 뜨기 전에 먼저 떠오면 좋다고 하였으나 지금은 각 가정에 상수도가 설치되어 굳이 마을 샘으로 가서 물을 받지 않고, 각 가정에 설치된 상수도에서 물을 받아서 올린다.

[영등]

영등은 음력 2월 초하룻날은 이월할머니, 혹은 영등이 내려오는 날이다. 순천시 별량면 학산리 장산마을의 경우 예전에 각 가정에서는 이월할머니를 위하여 초하룻날에 대문 밖에 황토를 뿌려 놓고, 정지[부엌]에 보리 뿌리 파 온 것을 두고 대나무를 세워 놓았다. 대나무를 세워 놓을 때 그 끝에 세 가지 색의 고운 헝겊을 함께 묶어 놓는데, 이는 이월할머니가 고운 천을 좋아하는 까닭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아래 짚을 깔고 이월할머니를 위한 떡을 해놓고, 밥, 나물, 무시[무], 괴기[고기] 등의 음식을 차려 두었다. 이 음식들은 이월할머니를 위한 것으로 이것을 함부로 먹으면 입이 돌아간다고 한다. 이월할머니를 위한 음식을 차리기 위해서 먼저 깨끗하게 목욕을 했으며, 차려 둔 음식 앞에서는 절을 하거나 비손을 하면서 가족은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다. 각 가정에서는 이월할머니가 완전히 올라가는 20일 이전까지는 해우쌈[김쌈] 등의 새로운 음식을 해 먹을 때면 먼저 부엌의 이월할머니를 모신 곳에 차려놓은 후에 가족들이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2월 초하룻날에 내려온 이월할머니는 9일, 15일, 20일에 각각 올라간다. 9일에는 큰손이 올라간다고 하며, 15일에는 작은 손이 올라간다고 한다. 이월할머니를 위하는 것으로 초하룻날 음식을 걸게 차려놓고, 9일 큰 손이 올라갈 때는 물만 새로 떠올려 놓으며, 15일 작은 손이 올라갈 때도 물만 떠다 놓는다. 그리고 20일 마지막으로 이월할머니가 올라갈 때는 차려놓았던 것을 모두 치워버린다. 음력 2월 초하룻날 이월할머니가 내려올 때 바람이 불면 딸을 데리고 오는 것이며, 비가 오면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것이라는 말이 전한다. 바람이 불 때 딸을 데리고 오는 것은 바람에 고운 치마가 팔랑팔랑 날리라는 것이고, 비가 올 때 며느리를 데리고 오는 것은 고운 옷이 비에 얼룩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철륭]

철륭은 집 뒤꼍을 말하는데, 집 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거나 집안 식구가 아프면 장독대에서 물을 떠놓고 비손한다. 장독대가 깨끗하므로 장독대에서 비손한다고 말한다. 장독 가운데 가장 크고 깨끗한 것을 골라 그 위에 정화수 한 그릇을 떠놓는다.

[칠성]

일 년에 사월 초파일과 칠월 칠성 때 가까운 절을 찾아간다. 예전에는 매월 세 번 즉 초이레, 열이레, 스무이레에 인적이 없는 한밤중에 마당에서 물을 떠놓고 절을 하였으나 지금은 집안이 무고하고 가족들이 건강하기 때문에 집에서 칠성공을 드리지 않는다.

[지신]

지신은 집터를 관장하는 신이다. 낙안읍성 일대에서는 지신이나 터주를 모시거나 공을 들이는 신앙적 행위는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집안 식구가 탈이 날 때 맥이 형태로 모신다. 탈이 난 것을 ‘동티’, ‘동정’이라 하는데, 동티나는 경우는 집안의 흙을 함부로 파거나, 나무를 베거나, 좋지 않은 물건을 집안으로 가지고 오거나 물건을 옮길 때 집안 식구 가운데 일원이 탈이 생긴 것으로, 약을 써도 낫지 않으며 심한 경우 죽기까지 한다. 이렇게 동티가 나는 경우는 집터가 세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에 탈을 막기 위해 ‘동정잽이’를 한다. 이외에도 순천시의 해안지역 경우 바닷일을 하는 까닭으로 용왕공을 드리거나 뱃고사를 지내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용왕공은 정월에 하는 액막이의 하나로 바다에 자신의 액을 떠내려 보내는 의미가 있었으며, 뱃고사는 바닷일을 시작하기 전에 풍어와 자신의 안위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채비 진생원에게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현황]

가신신앙은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순천시에서도 과거보다 현저히 약화하여 있다. 조왕이나 조상, 성주처럼 아직도 구체적인 신체를 지니고 정기적으로 제향 되는 경우도 남아 있지만, 나머지 신격의 경우는 신체가 없어지고 관념적으로만 믿어지고 있다. 가신신앙의 약화와 관련된 요소 중의 하나로 주택개량을 꼽을 수 있는데, 조왕의 경우 입식 부엌으로 개조된 후에도 싱크대 위에 조왕 중발을 모시는 사례가 일부 남아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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